아이와의 시간이 힘겨울 때가 있다.
그것도 가끔이 아닌 자주 그런다는 게 문제다.
내가 3시에 퇴근을 하고 4시에 아이를 유치원에서 데려와 집으로 가는데,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는 7시까지 아이와 내가 둘만 있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아침에는 출근이 늦은 남편이 아이 등원을 시키니 내가 아이와 오로지 둘만 있는 시간은 평일은 3시간에서 4시간정도..
생각해보면 그리 긴 시간도 아닌데, 난 이 3시간이 너무 힘겨울 때가 많다.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제일 먼저 하는 생각도 아이와 있는 3시간 동안 뭘 해야 되나.. 하는 생각들.
사실 나는 아이 양육하는데 참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도 힘겨운 거 보면 난 진짜 아이 키우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야말로 엄마가 되면 안 되는 사람이었나 싶고...
오전에는 남편이 아이를 케어하니 출근이 힘든 것도 아니고, 퇴근을 일찍 하니 상사 눈치 보며 퇴근을 위해 질주할 필요도 없고, 집에만 있는 것도 아니니 나의 자존감이 어쩌니저쩌니 하면서 하소연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좋은 조건에서 아이를 둘도 셋도 아닌 한 명만 키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왜 힘든 걸까?
왜 이렇게 아이와의 시간을 버거워하는 걸까?
아마도.. 나의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아이 2~3명을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 키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한 명도 버거워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기준과 마음가짐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나는 내가 삶의 중심이었고,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아직 나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혹시??^^;;)
그래서 나에게 아이란 내 삶을 피곤하고, 힘들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내 머릿속에서는 절대 그런 게 아니라고 하지만 나의 본능이 어쩌면 그런 거 일지도..
그렇다 보니 자주 자책하거나, 엄마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거 같다.
보통은 아이를 우선에 두고, 아이를 위해 엄마가 더 양보하고 배려하고 한다는데..
나는 아이와의 기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고, 내가 뭔가에 몰두해있을 때 나에게 다가오는 아이를 귀찮아한다.
그리고 오히려 아이가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며 아이를 설득한다...
으아악... 진짜 나 엄마로서 너무 별로인거 같은데..
내 모습을 바꾸고, 아이에게 다정한 좋은 엄마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뭐 물론 그것도 좋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내 모습을 바꾸려고 크게 노력하지 않을 거 같다.
왜냐하면.. 나의 진짜 모습과 행동들과 생각들을 포기하거나 바꿨을 때 내가 진짜 행복할 거라는 믿음이 없어서다.
대신 엄마로서의 자격 운운하며, 자책하는 모습은 많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난 바뀐 나의 모습을 오랫동안 이끌어갈 자신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내 모습 그대로 아이와 부딪히면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내가 아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듯이, 아이도 나라는 엄마를 어느 일정 부분은 이해해주고 노력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서로 맞춰나가며 살다 보면 어느새 서로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 관계가 그러하듯 아이와 나도 그렇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난 그럴 거라 믿는다.
그리고 난 오늘도 조금은 이기적인 엄마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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