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려운 동동이.
이런 동동이가 좋아하는 놀이는 구슬치기이다.
어느 날 문방구에 간 동동이는 새로운 구슬을 발견하게 된다.
문방구 할아버지는 그 구슬이 달고 맛있는 “알사탕”이라고 알려준다.
알사탕을 가지고 집에 온 동동이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무늬의 알사탕 하나를 골라 입에 넣는다.
그리고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 목소리는 집 거실에 있는 소파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소파는 동동이에게 옆구리에 끼어있던 리모컨을 빼 달라고 하고, 동동이 아빠가 소파에서 방귀를 뀌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너무 힘들다면서.
동동이 입속의 사탕이 다 녹아 없어지자 쇼파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다.
신기한 사탕의 정체를 알게 된 동동이는 점박이 무늬의 알사탕을 먹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도 대화를 하며 그간 쌓였던(?) 오해를 풀게 된다.
분홍색 풍선껌은 돌아가신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려주어 동동이를 기쁘게 해 준다.
언제든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동동이는 풍선껌은 식탁 밑에 붙여둔다.
아빠를 닮은 까칠한 느낌의 알사탕은 아빠의 끝도 없던 잔소리가 결국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는 아빠의 마음속 소리였다는 걸 알고 동동이는 아빠를 포근히 안아준다.
붉은 사탕을 먹고 떨어지는 단풍잎의 “안녕~”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난 동동이는 마지막 남은 알사탕을 입에 넣는다.
그런데, 그 알사탕은 아무리 먹어도 녹지 않고, 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동동이는 결심한다. “그럼 내가 말하지 뭐~! 나랑 같이 놀지 않을래?”라고.
백희나 작가만의 독특한 그림과 따뜻함은 역시 너무나도 좋다.
나의 취향으로 골라 아이에게 읽어준 책이지만 역시나 아이도 너무나 좋아한 책이다.
자기 전 몇 번이고 다시 읽어 준 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놀이로 하루를 시작해 놀이로 하루가 끝나는 아이들에게 친구와 함께하는 놀이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시간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비싸고, 신기하고 좋은 장난감이 많아도 혼자라면 아이는 금세 지루해한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구슬 하나라도 하루 종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게 우리 아이들이다.
그런데 책 속 동동이는 친구 없이 혼자 구슬치기를 하며 논다.
다른 친구들이 공놀이를 하며 같이 놀 때 동동이는 혼자 구슬치기를 하며 논다.
친구들을 바라보는 동동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구슬놀이를 함께 하지 않는 친구들이 야속하기도 했을 거고, 같이 놀고 싶지만 함께 놀자고 말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속상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동동이에게 말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알사탕은 정말 선물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소파, 강아지, 아빠, 떨어지는 단풍의 마음속 소리를 듣고 난 동동이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
아빠의 방귀로 힘들었던 소파도, 늙고 지쳐 쉬고 싶었던 강아지도, 사랑한다는 말을 잔소리로만 하고 있던 아빠의 마음도 다 직접 말하지 않았기에 동동이가 알 수 없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직접 듣고 나니 오해가 풀리고, 사랑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동동이는 그제야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다가간다.
“같이 놀지 않을래?”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 동동이는 정말 큰 용기를 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용기 있는 한마디를 시작으로 동동이는 이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시작되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 아이도 말하지 못하고 담아 둔 이야기들이 참 많을 텐데, 그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마음을 아이가 다 알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언제든 아이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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