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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이야기

[동화책 리뷰] 오싹오싹 당근

by 당당엘리 202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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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 당근 - 지음.  애런 레이놀즈 / 그림.  피터 브라운  by 주니어 RHK

 

 

-줄거리-

 

당근을 좋아하는 토끼 재스퍼는 깡충폴짝 들판에서 자란 당근을 시도 때도 없이 뽑아 먹는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수상한 당근들이 쫓아오기 시작하고, 재스퍼는 두려움에 떨기 시작한다.

재스퍼에게만 다가오는 오싹한 당근들.

재스퍼는 두려움에 떨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당근들에게 붙잡히지 않기 위해 깡충폴짝 들판에 높은 울타리를 세우고 악어를 풀어놓아서 오싹 당근들을 가둬놓는다.

재스퍼조차 갈 수 없게 된 깡충폴짝 들판. 그 속의 당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로 당근들은 재스퍼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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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인 우리 아이는 요즘 겁이 많아졌다.

화장실을 갈 때마다 “나 화장실 갈건데 나 좀 보고 있어~”라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을 같이 가거나, 지켜봐줬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갈 적마다 내가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가야 하니 사실 좀 피곤하긴 하다.

그래도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지금도 계속 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

 

책 속 토끼 재스퍼는 야구시합을 마지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있을 때도, 자신의 방에서도 오싹한 당근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런데 재스퍼 외에 다른 토끼들은 아무도 오싹한 당근들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더 무섭고 겁이나는 재스퍼이다.

 

아마 우리 아이도 마찬가지일 거 같다.

화장실에 갔을 때 쉬를 하면서도 뒤를 돌아보거나 방으로 자러 들어가면서 꼭 아빠나 엄마가 옆에 있어야 잠을 자야 한다든지 말이다.

게다가 자신만 느끼고 있는 공포와 두려움을 아빠, 엄마는 잘 모르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할 거 같다.

언제쯤 우리아이도 재스퍼처럼 두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아마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우리는 조금 더 피곤하겠지만 기다려 봐야 할 거 같다.

 

두려움을 가진 아이에게 “무서워 하지마! 아무것도 없어! 왜 무서워하는 거야!”라는 말은 사실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게 될 뿐이다.

그리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어 억지로 참아내며 힘겨워하게 되지 않을까?

 

아이에게 필요한건 두려움 속에서도 언제든 자신을 지켜보며 함께 있어주고, 그 두려움을 당연하게 여겨주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부모의 모습일 것이다.

피곤하겠지만, 힘들겠지만 아이가 힘을 낼 때까지 우리 부부는 그렇게 아이를 지지하려고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들었던 말 중에 “다 때가 있다.” 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우리 아이는 지금이 “무서움”을 느끼고 그걸 이겨내기 위한 “때”인 거 같다.

그래서 그 “때”가 무사히 오기 위해서 지금의 수고스러움을 참아내야 하는게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책 속 제스퍼가 직접 당근들을 가둬두고 두려움을 이겨낸 것처럼 우리 아이도 언젠가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싹한 당근들이 제스퍼에게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것처럼 아이에게 찾아온 두려움이 “한 아이를 나에게서 떨쳐냈다!!”라고 신나게 외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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