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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이야기

[동화책 리뷰] 모르는 척 공주

by 당당엘리 2020.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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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줄거리-

 

옛날 어느 작은 성에 왕, 왕비, 공주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 공주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성 안은 냉랭한 기운이 돌고, 공주는 모르는 척하며 밥을 먹고 왕과 왕비가 문을 쾅 닫는 소리도 못 들은 척하며 블록놀이를 했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모르는 척 블록놀이를 하던 공주는 어느새 자신이 쌓은 블록만큼 높은 탑 안에 들어간다.

탑안에 있는 공주에게 다가오는 작은 새, 생취, 용, 어린 왕자가 다가오는데 그들 모두 아빠, 엄마의 다툼에 상처를 받고 공주에게 온 친구들이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엄마, 아빠의 다툼에 혹여나 헤어지지 않을까, 자신은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하는 친구들.

서로 상처받고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다 결국 공주와 친구들은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고 그때 가장 먼저 공주에게 달려오는 사람은 바로 엄마, 아빠였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다시 성으로 돌아간 공주는 그날 밤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잠을 잘 수 있었고, 그날 밤 달빛은 어떤 날보다도 환하게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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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나와 남편의 다툼과 그때 우리를 보던 아이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소소한 말다툼이 점점 감정이 격해져 큰 목소리로 남편과 싸우던 날. 그 때 아이는 뭘 하고 있었지? 하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이도 동화 속 공주처럼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틀어져있던 티비를 바라보며 우리가 어서 끝내기를 기다리는 듯 우리를 한번씩 힐끔거리며 티비를 보고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를 티비를 보며 아이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그렇게 남편과의 싸움이 끝나고, 더 싸움을 하는 것도 그렇다고 화해도 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는 나와 남편에게 번갈아 다가와 애교를 부린다.

그런데 난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도 사실 내 마음속 화에 더 집중을 하느라 사실 아이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정말 형편없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아이의 불안감과 힘든 마음이 아이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 건지 알면서도 내 마음이 먼저고 내 상황이 먼저였던 내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진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남편과 화해를 한 후에도 나는 특별히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한 잘못에 대해 아이에게 사과하거나 아빠, 엄마가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해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

그냥 막연히 우리가 잘 지내면 아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하지만 괜찮아 보였던 아이의 모습은 사실 그게 아니라는 걸 아이가 잠을 잘 때 알게 되었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아이의 불안한 마음이 아이의 꿈속에서 나와 아이는 소리를 지르거나 울면서 반쪽짜리 잠을 잤다.

아무리 달래도 그 울음이 멈추지 않고 너무나도 힘들어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남편과 나는 참 많은 반성과 미안함을 느꼈다.

아이는 다 알고 있었고 불안하고 힘들어했으며, 그 모습을 우리에게 보이면 혹시나 우리가 더 싸울까 봐 애써 참아내고 모르는 척했었다는 것을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그래서 우리 부부가 싸움을 하지 않게 되었을까?

그건 아니다. 지금도 가끔씩이지만 싸움을 하고, 서로에게 화를 낸다.

 

단, 변한 게 있다면 아이가 있을 때는 최대한 서로의 감정을 누그러트리며 차분하게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아이에게 아빠, 엄마가 중요한 얘기를 해야 될 거 같다고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이야기하면서 풀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도 아이는 알 거다. 즐거운 분위기는 아니니 말이다.

모르는 척 공주 - 글.그림 최숙희 by. 책읽는 곰

아이에게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도 좋겠지만, 때로는 아빠, 엄마도 서로 생각이 달라 다툼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살아가면서 만날 다양한 사람들과 모두 친하게 지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그런 다툼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좋은 방법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우리 부부로 인해 상처 받지 않기를.

그리고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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