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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이야기

[동화책 리뷰] 기억의 풍선

by 당당엘리 202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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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나'는 추억이 담겨있는 풍선들을 동생보다 많이 갖고 있다. 

그런데 나보다 아빠와 엄마가,  그리고 누구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온 할아버지가 훨씬 더 많은 풍선들을 갖고 있다. 

가지고 있는 풍선들에는 그 풍선을 가진 사람의 추억이 담겨져 있다. 

할아버지의 풍선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할아버지의 노란풍선과 파란 풍선에는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이, 보라색 풍선에는 할머니와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함께 물고기를 잡은 '나'와의 추억이 담긴 은색풍선은 할아버지처럼 나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할아버지의 풍선에 문제가 생겼다.

풍선이 나무에 걸려서 할아버지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풍선이 할아버지의 손을 떠나 날아가도 할아버지는 알지 못했다. 할아버지의 풍선들은 점점 더 많이, 그리고 빠르게 할아버지의 손을 떠났다. 그리고 끝내 나와의 추억이 담긴 은색 풍선도 날아가더니 할아버지의 손에는 풍선이 한 개도 남지 않았다. 이제 할아버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할아버지의 기억이 담긴 노란풍선,파란풍선,보라색 풍선이 새롭게 나의 손에 달려있었다. 그리고 이제 내가 할아버지에게 나의 새 풍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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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는 책이었다. 

사랑하는 가족이 치매로 인해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풍선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누구에게나 평생 기억하고 싶은 추억들이 있기 마련이다. 

잊지 않고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고, 매번 되뇌이는 그런 기억들 말이다. 

계절이 바뀔 때, 예전 어느 특별한 날에 들었던 어떤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때, 오랜만에 어릴 적 동네를 지나칠 때, 머릿속 저장공간에 담겨있는 그 공간과 시간 속의 내 추억들이 나도 모르게 툭! 하고 나온다. 

그럼 그 추억은 10년이 지났든, 20년이 지났든 상관없이 다시 그 시절로, 그 장소로 나를 데려다 주어 나를 흐믓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차곡차곡 담긴 나의 추억들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자 내가 살아온 날들의 기록들이다.  

 

그런데 그런 나의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생각만해도 무섭고 두렵다. 

나의 기억이 더이상 나의 기억이 아닐 때, 나라는 사람도 사라질 거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런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다.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 대신 나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추억을 기억해주며 나에게 손을 내밀어줄 사람말이다. 

 

책 속 주인공인 어린 '나'는 할아버지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슬프고, 날아가는 풍선을 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풍선들은 잡을 수 없었고, 할아버지도 점차 주인공을 잊어가지만, 결국 '나'의 손에 그 풍선들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그 기억을 갖고 살아가며 할아버지의 추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나도, 나의 아이도 그리고 나의 가족들도 나와 같은 풍선을 갖고 있기도 하고, 각자의 추억이 담긴 색색의 다른 풍선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풍선이 사라지기 전에 더 많이 가족들과 함께 내 풍선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어떨까?

나만의 풍선이 아닌 '함께'있는 풍선이 더 많아진다면 나의 추억도 그리고 가족의 추억도 더 오랫동안 간직하고 기억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와 나의 아이에게 '함께'있는 풍선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언제든 함께 추억하며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함께였다는걸 꼭 기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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