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원숭이가 이야기 한다.
기분이 어때?
기쁠때도 있고, 슬플때도 있어.
힘이 들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고 또 다시 행복할 때도 있단다.
너는 오늘 기분이 어때? 라고 물으며 이 책은 끝이 난다.
아이가 막 3살이 되었을 무렵..
말이 아직 서툴렀던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읽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아이는 내 말과 내 표정을 보며 웃기도 따라 하기도 했었다.
아이가 이 책을 좋아하여 나는 거의 매일 이 책을 밤마다 읽어주곤 했다.
그리고 1주일쯤 지나서였을까?
잠을 자기 전 다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 아이가 나보다 먼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을 외우고, 내가 읽어 준 이야기들의 소리를 기억하면서 말이다.
나에게는 정말 새롭고 기쁜 경험이었다.
아이가 나처럼 책을 좋아하기를 정말 간절히 바랬기에 아이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함께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크게 다가왔다.
이 날 이후로 아이는 내가 읽어주기도 전에 먼저 책장을 넘기며 더듬더듬 기억한 내용을 말하고, 개구쟁이 표정을 지으며 거꾸로 나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나에게 책을 읽어주는 어린아이라니!!
정말 행복 그 자체였다.
이 책은 그래서 나에게 참 소중하고 소중한 책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에게 기분을 물어본다.
잘 잤는지, 좋은 꿈은 꾸었는지, 지금 기분은 어떤지.
아이는 이야기 한다.
“엄마가 있으니 너무 좋아. 잠을 잘 자서 너무 좋아. 근데 우리 뭐하고 놀까?
이런놀이, 저런놀이 하면 너무 좋을거 같애. 엄마 같이 놀자~!“
아이는 너무나도 솔직하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 자신들의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바로 바로 표시가 난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랄수록 그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운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숨긴다. 누가 가르쳐 준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자신의 감정을 오로지 다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일까?
하긴, 부모인 나도 내 아이의 모든 감정을 받아주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부모인 나도 어려운데, 세상 누가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힘껏 다 받아줄 수 있을까?
이제 막 6살이 된 내 아이도 그렇다.
어느 날부터 내 눈치를 보는 거 같고, 내 기분을 살피면서 조심스러워한다.
그게 참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또 이렇게 아이가 컸구나 싶으면서도 마음이 너무너무 복잡해질 때가 있다.
그게 분명 나의 행동과 내가 아이를 대하던 행동들에서 나온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 마음이 편치가 않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백퍼센트 다 솔직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것이다.
앞으로는 더더욱 그런 상황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자기 자신한테 만큼은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쉽게 넘기지 않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어른이 되어도 나한테 만큼은 조금 더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아이로 자라기를 정말 간절히 바란다.
아마도 지금부터 나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아이의 마음을 더 들여다보고 아이의 감정을 쉽게 넘기지 않는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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